1920년대 초, 경기도 팔당 근처 한 야산에서 할머니가 나물을 캐다 흰색 병을 발견합니다. 목이 길고 가늘어 참기름 담기에 제격이라 생각한 할머니는 병을 주워다 참기름병으로 사용하면서 후에 상인에게 1원을 주고 팔았는데요. 이후 병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약 70년이 흐른 1997년, 1원짜리 참기름병이 무려 국보로 지정됩니다. 7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단 1원에 상인에게 넘어간 참기름병은 그 이후 일본인 골동품 상인이 조선백자임을 알아보고 구입하면서 여러 주인을 거치며 경매까지 나오게 됩니다. 1원으로 시작한 병의 값은 60원, 600원, 3,000원의 값으로 점점 불어나면서 마지막 경매에서는 무려 1만 4,580원에 낙찰됩니다. 이는 당시 기와집 15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으로 조선백자로서 역대 최고가였다고 하네요. 팽팽한 경쟁 끝에 낙찰한 사람은 다행히 우리나라 간송 전형필 선생님이었습니다. 이후 백자는 간송의 소장품으로 잘 보관되면서 보물로 지정되고 예술적 품격을 인정받아 1997년 ‘백자 청화철재동재초충문병’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국보로 승격되었답니다.

문화유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니 신기하고 재밌지 않나요? 이 이야기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이 발간한 『유물과 마주하다-내가 만난 국보·보물』에 담긴 내용입니다. 미술문화재 연구자들이 국보와 보물을 정기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요 문화유산 13건을 선별하여 조사 소회와 함께 뒷이야기를 풀어낸 책인데요. 유물의 세부 모습은 물론, 조사 장면과 재밌는 이야기로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평소 문화유산의 지정 소식은 쉽게 접하지만, 정작 그 이후 우리 문화유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웠는데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돕고 보존·관리 인식을 높이기 위해 발간했다고 합니다.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야기!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서 전자책으로 만나보세요.

국립문화재연구원이 문화유산 연구정보 누리집을 1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고고학·미술·건축·자연유산·보존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약 37만 건 자료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어요.

원래 ‘문화유산 연구지식포털’이란 이름을 개원 1주년을 맞아 '문화유산 지식e음'으로 바꾸고 사이트도 새 단장을 했다네요. 바꾼 이름이 더 친근하고 기억하기 쉽죠? 중복된 메뉴를 정리해서 자료 찾기가 편리해졌고 태블릿 PC나 모바일에서의 접근도 더 쉬워졌다고 해요.

북한문화유산,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자료까지 있다고 하니까요. 37만 건의 자료 중 내가 찾는 보물이 있을지 한번 살펴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