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에서 반가운 소식들이 들리고 있어요. 이수지 작가가 안데르센상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고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에 무려 한국 작가 2명이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박상영 작가는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으로, 정보라 작가는  『저주 토끼』(Cursed Bunny)로 1차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는데요🏅 부커상은 한강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수상해서 이미 익숙한 상이기도 하죠. 오늘은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중단편 소설집으로, 제목처럼 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연애 소설입니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남자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합니다. 실제로 작가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이며, 이 소설에 자전적인 부분을 많이 담았다 밝힌 바 있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자칫하면 낯설 수 있는 동성연애를 작가 특유의 솔직하고 위트 있는 문체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갑니다. 부커상 후보라고 해서 무거운 내용을 기대하셨다면 놀라실 수도 있어요. 기존 수상작 『채식주의자』와 다른 『대도시의 사랑법』만의 매력과 선정 이유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죠?💁‍♀️

『대도시의 사랑법』은 무엇보다 사랑의 떨림을 잘 담아낸 책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을 이렇게 섬세하고 와닿도록 쓸 수 있는지, 여러 번 감탄했습니다. 동시에 주인공의 사랑의 대상이 바뀔 때마다 이런저런 종류의, 여러 형태의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됐어요. 이 책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지, 나의 사랑하는 감정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대도시의 사랑법』 『저주 토끼』 두 작품 모두 벌써 부커상의 후광을 등에 업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최종 후보 여섯 편은 4월 7일에, 최종 수상작은 5월 26일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박상영, 정보라 작가의 선전을 함께 기원해 보아요!

• 그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생각이 많아졌다. 그라는 사람이 궁금했고, 그보다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고, 그보다 그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내 감정을 휘저어놓는지 알고 싶어졌다. 내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감정들이 자꾸만 떠올라 초당 수천 미터는 뻗어가는 것 같았고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그 에너지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곤혹스러웠다.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이 안락사를 결정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죠. 죽음이란 주제는 멀게만 느껴지면서도 때로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가까이 엄습해 옵니다. 여러분은 언제 죽음에 대해 생각하시나요? 오늘은 ‘죽음’을 얘기하는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첫 회고전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4.4>를 소개해 드릴게요🙏

볼탕스키는 프랑스 출신의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작가예요. 전쟁이나 홀로코스트를 직접 경험하진 않았지만 꾸준히 역사와 기억, 애도와 추모를 다뤄왔습니다. 전시 제목인 ‘4.4’는 그가 태어난 해인 1944년을 의미한다고 해요. 동시에 4는 한국에서 死(죽을 사)와 발음이 같아 죽음을 상징하기도 하죠. 안타깝게 볼탕스키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다 타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첫 회고전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작가가 작품을 한 점 한 점 수정하고 공간 구성까지 한 전시로는 마지막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릅니다😢

해골과 창, 십자가 등의 그림자가 천 위로 일렁이는 <그림자 연극>, 심장 소리에 맞춰 전구가 깜빡이는 <심장>, 벽 한 면이 누군가가 입던 옷들로 뒤덮인 <저장소> 등. 볼탕스키는 일관되게 관람자가 죽음과 비극을 상기하게 만듭니다💡 섬뜩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혐오스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미학적으로까지 느껴지는데요. 전시장 한켠에 상영되고 있는 다큐멘터리에서 볼탕스키는 작품에 대한 의도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면서 근사해야 하고요.” 무섭지만 동시에 근사하고 아름다운 게 우리의 삶과 죽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가의 작품에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가 있습니다. 흑백 사진, 전구, 얇은 천, 낡은 옷 등과 같은 것들이요. 이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무엇을 상징하는지, 죽음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보며 전시를 관람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관람 중 전시가 어렵다면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전시해설을 들어보세요. 그리고 궁금한 점이 생긴다면 주변에 계신 전시지킴이 분께 여쭤보세요. 아시는 대로 친절하게 알려주실거예요. 작품을 멋있게 찍는 방법까지 가이드 해주신답니다!😉